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而立은 이립인가, 이입인가?
삼삼한하늘
2024. 2. 18. 09:00
而立은 이립인가, 이입인가?
<이한우의 논어 강의> 책 머리말에서 이한우 선생은 而立을 이'립'이 아니라 이'입'으로 읽어야 한고 주장한다. 아래의 근거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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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전반에서 立은 禮와 나란히 등장한다. 여기서 禮는 일의 이치(事理)를 뜻한다. 옹야 28에는 "기욕립이입인(己欲立而立人, 자신이 서고자 함에 남도 서게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에 따르면,
而立
= 입기이례이입인이례(立己而禮而立人而禮)
= 예로써 자신을 세우고 남을 예로써 세움
而立이 자기만 세우자는 것이면 도덕주의, 남만 세우자는 것이면 위선주의이다. 입기(立己, 나를 세움), 입인(立人, 남을 세워줌)을 동시에 而立으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而立의 立은 而에 종속된 것이 아니므로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이'입'이라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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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이 해석이 다소 현학성에 빠져 오류를 범한 것이 아닌가 한다. 논어의 문맥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15세의 지학(志學), 40세의 불혹(不惑), 50세의 지천명(知天命), 60대의 이순(耳順), 70세의 종심(從心) 등은 자신(私)과 관련된 덕목들이다.
30세의 이립(而立)만 공(公)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30대는 내 앞가림하기도 어려운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