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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 - (027) 덕건명립德建名立 형단표정形端表正

▶ 훈음訓音

德 덕 덕 / 建 세울 건 / 名 이름 명 / 立 설 립
形 모양 형 / 端 끝 단 / 表 겉 표 / 正 바를 정


▶ 풀이

공덕(德)을 세우면(建) 명예(名)가 세워지고(立),
용모(形)가 단정하면(端) 바름(正)이 겉으로 드러난다(表).


▶ 자원字源

德 : 조금걸을 척彳, 곧을 직直(곧게 바라보는 눈빛), 마음 심心이 결합했다.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는 사는 사람이라는 데서 '덕'을 뜻한다.
建 : 법칙 률律, 조정 정廷의 생략형이 결합했다. 조정의 법률을 바르게 세운다는 데서 '세우다'를 뜻한다.
名 : 저녁 석夕, 입 구口가 결합했다. 어두운 저녁에 상대방을 식별하기 위해 이름을 부른다는 데서 '이름'을 뜻한다.
立 : 사람이 대지 위에 서 있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서다'를 뜻한다.
形 : 평평할 견幵(견→형), 터럭 삼彡(빛)이 결합했다. 빛에 비춘 두 干이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모양'을 뜻한다.
端 : 설 립立(본래 발 지止), 시초 단耑(잡초의 뿌리와 잎→시초)이 결합했다. 이파리가 앞으로 곧게 뻗어 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데서 '끝'을 뜻한다.
表 : 옷 의衣, 털 모毛가 결합했다. 털로 만든 겉옷을 나타낸 데서 '겉'을 뜻한다.
正 : 발 지止, 한 일一(재 성城의 변형)이 결합했다. 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성을 정복하러 가는 것은 정당하다는 데서 '바르다'를 뜻한다.


▶ 참고參考

덕건명립德建名立은 한 일도 없으면서 모든 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유형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구절이다. 그런 사람들을 속된 말로 깔때기라고 부른다. 실공實功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업적이 있는 인물을 볼 때 그 인물과 같이 일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간과하기 쉽다. 독립투사들의 화려한 투쟁경력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기리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살림을 맡았던 정정화 선생 등의 조선 여인들을 경원시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사례이다. 현대에는 안살림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공로에 대한 통찰이 사라지면서 전업주부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페미니즘이 창궐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형단표정形端表正은 겉모습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구절이다. 흔히 겉멋(외화外華)이 들었다고들 한다. 내실內實은 없으면서 겉멋만 들면 물론 문제이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놓치기 쉽다. 내실과 외화는 똑같이 중요한 것이다. 대개 내실에 치우친 사람만이 고지식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외화에 치우친 사람 또한 일정시간을 같이 지내다 보면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당연히 중용中庸하지 못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