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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 - (074) 하준약법何遵約法 한폐번형韓弊煩刑

▶ 훈음訓音

何 어찌 하 / 遵 좇을 준 / 約 맺을 약 / 法 법 법
韓 한국 한 / 弊 폐단 폐 / 煩 번거로울 번 / 刑 형벌 형


▶ 풀이

소하(何)는 약법삼장(約法)을 좇았고(遵)
한비(韓)는 번거로운(煩) 형벌(刑)로 죽었다(弊).


▶ 자원字源

何 : 사람 인亻, 옳을 가可가 결합했다. 사람이 보따리를 메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본래 '메다'를 뜻했다. 이후 보따리를 메고 길을 나서는 것은 피치 못할 사정이라는 데서 '어찌'의 뜻으로 가차됐다.
遵 : 쉬엄쉬엄갈 착辶, 높을 존尊(제사용 술병을 양손으로 받든 모습)이 결합했다. 존경하기에 따라간다는 데서 '좇다'를 뜻한다.
約 : 가는실 멱糸(실타래를 묶어놓은 모습), 구기 작勺(구기로 퍼내어 다른 것과 구분 짓는 일, 작→약)이 결합했다. 실타래처럼 단단히 묶어 구분 짓는다는 데서 '묶다', '맺다' 등을 뜻한다.
法 : 물 수氵, 갈 거去가 결합했다. 물의 흐름처럼 이치를 따른다는 데서 '법'을 뜻한다.
韓 : 햇빛 간倝, 가죽 위韋(성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가 결합했다. 햇빛이 성을 비추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한국'을 뜻한다.
弊 : 해질 폐敝(막대기에 걸린 천을 몽둥이로 두드리는 모습), 받들 공廾(풀 초艹의 변형)이 결합했다. 낡은 것이 싹튼다는 데서 '폐단'을 뜻한다.
煩 : 불 화火, 머리 혈頁이 결합했다. 머리에 열이 오르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번거롭다'를 뜻한다.
刑 : 평평할 견幵(우물 정井의 변형, 죄수를 가두는 나무감옥), 칼 도刂가 결합했다. 죄수를 처벌하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형벌'을 뜻한다.


▶ 참고參考

하何는 소하蕭何이다. 한漢나라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약법삼장約法三章만을 제정했는데 소하가 이를 가감하여 좇아 한漢나라는 4백 년을 유지했고, 소하 또한 자손들이 영화롭게 존속했다. 약법삼장은 백성과 약속한 세 가지 법규이다. 그 내용은 살인자는 사형에 처하고, 남을 해친 자 및 도둑질한 자는 엄벌에 처하며, 진秦나라 법은 폐한다는 것이다.

한韓은 한비韓非이다. 참혹하고 각박한 법을 쓰도록 진秦나라 왕을 설득하였으며 10여만 자나 되는 책을 지었는데 모두 각박한 내용이었다. 한비는 죽음을 당하였고 진나라 또한 2세 만에 망하였으니, 이는 번거로운 형벌의 폐해였다.

전국칠웅戰國七雄 중 하나인 한韓나라는 진晉나라 목후穆侯의 아들인 환숙桓叔의 아들뻘이 되는 한만韓萬이 한원韓原(현재 섬서성陝西省 위남시渭南市 한성시韓城市)이라는 지역에 봉해진 것이 그 기원이다.

대한大韓은 조선朝鮮을 계승한 나라이다. 흔히 조선이 1910년에 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망한 시기는 1894년 갑오왜란甲午倭亂 때 고종이 일본군에게 생포되면서부터이다. 고종은 망국의 군주로서 항일 투쟁을 위해 국호를 대한으로 하여 건국을 선포하고 스스로를 광무光武황제라 칭했다. 한韓과 광무光武는 둘 다 빛나는 무력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무력으로 빼앗긴 조선을 무력으로 되찾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실제로 대한 정부의 군사분야 예산은 1896년에 102만 4,401원(국가 예산의 21.38%), 1903년에는 534만 9,521원(국가 예산의 39.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