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토음독懸吐音讀
숙재남묘俶載南畝하고 아예서직我藝黍稷이라
▶ 훈음訓音
俶 비로소 숙 / 載 실을 재 / 南 남녘 남 / 畝 이랑 묘
我 나 아 / 藝 재주 예 / 黍 기장 서 / 稷 피 직
▶ 풀이
비로소(俶) 앞(南) 이랑(畝)을 일구고(載)
나(我)는 기장(黍)과 피(稷)를 심는다(藝).
▶ 자원字源
俶 : 사람 인亻과 아저씨 숙叔(콩깍지를 줍는 모습)이 결합했다. 어지럽게 흩어진 콩깍지를 정리하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는 데서 '비로소'를 뜻한다.
載 : 수레 거車와 어조사 재哉(창과 창술)가 결합했다. 수레에 무기를 싣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싣다'를 뜻한다. 짐을 실어야 출발한다는 데서 ‘시행하다’, '(밭을) 일구다' 등의 뜻으로도 쓰이게 됐다. 위 구절에서는 '일구다'의 뜻으로 쓰였다.
南 : 남쪽을 향해 난 출입구를 갖춘 움집이라는 데서 ‘남녘’을 뜻한다. 남쪽은 임금이 바라보는 방향이므로 '앞'을 뜻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에서는 경상도의 동쪽을 경상좌도, 서쪽을 경상우도라고 불렀다.
畝 : 돼지해머리두亠(이랑), 밭 전田(고랑), 오랠 구久(밭두둑)가 결합했다. 갈아 놓은 밭의 모습을 나타낸 데서 '이랑', '고랑', '밭두둑', '밭 면적 단위' 등을 뜻한다. 과거에는 ‘무’라 읽다가 근래에 들어 ‘묘’로 바뀌어가고 있다.
我 : 삼지창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서로 같은 무기를 들고 싸웠다는 데서 ‘나’, ‘우리’ 등을 뜻한다.
藝 : 풀 초艹, 재주 예埶(쭈그리고 앉아 나무를 심는 모습), 이를 운云(흙 토土의 변형)이 결합했다. 흙에 초목을 심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심다’를 뜻하며, 초목을 심어 기르는 것처럼 재주를 기른다는 데서 ‘재주’를 뜻한다.
黍 : 벼 화禾와 물 수氺(열매가 산발적으로 맺힌 모습, 수→서)가 결합했다. 벼보다 산발적으로 열매가 맺히는 곡물이라는 데서 ‘기장’을 뜻한다. 참고로 기장은 마른 땅에서 잘 자라는 볏과 식물이다.
稷 : 벼 화禾와 날카로울 측畟(측→직)이 결합했다. 열매 껍질이 뾰족하게 솟아있는 곡물이라는 데서 ‘피’를 뜻한다.
▶ 참고參考
광주천자문과 석봉천자문에서는 위 구절의 남녘 남南이 ‘앞’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임금이 어좌御座에 앉아서 바라보는 방향이 남쪽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동쪽은 왼쪽, 서쪽은 오른쪽으로도 표현했다. 예를 들어 경상도의 동쪽을 경상좌도, 서쪽을 경상우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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