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 - (092) 삭거한처索居閑處 침묵적료沈默寂寥

▶ 훈음訓音

索 찾을 색, 노끈 삭 / 居 살 거 / 閑 한가할 한 / 處 곳 처
沈 잠길 침 / 默 잠잠할 묵 / 寂 고요할 적 / 寥 쓸쓸할 료


▶ 풀이

홀로(索) 살아(居) 한가로이(閑) 머무르며(處)
말 없이(沈) 잠잠하고(默) 고요히(寂) 숨어 산다(寥).


▶ 자원字源

索 : 새끼줄을 꼬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노끈', '홀로' 등을 뜻한다(삭). 또한 실마리를 찾는다는 데서 '찾다'를 뜻한다(색). 여기서는 전자의 뜻으로 쓰였다.
居 : 주검 시尸(지붕)와 예 고古가 결합했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이라는 데서 '살다'를 뜻한다.
閑 : 문 문門과 나무 목木이 결합했다. 나무로 만든 울타리로 인해 외부와 단절됐다는 데서 '한가하다', '막다' 등을 뜻한다.
處 : 호피무늬 호虍와 곳 처処(사람이 의자에 앉은 모습)가 결합했다. 범 가죽으로 엎은 의자에 앉아있다는 데서 '곳'을 뜻한다.
沈 : 물 수氵와 망설일 유冘가 결합했다. 물에 떠내려가는 소의 모습을 나타낸 데서 '가라앉다'를 뜻한다.
默 : 검을 흑黑(어둠 → 고요하다, 흑→묵)과 개 견犬이 결합했다. 개가 입을 다물고 있다는 데서 '잠잠하다'를 뜻한다.
寂 : 집 면宀과 아저씨 숙叔(한해살이풀 → 말세)이 결합했다. 집안이 쇠퇴했다는 데서 '고요하다'를 뜻한다.
寥 : 집 면宀과 높이날 료翏(새)가 결합했다. 새장에 갇힌 새의 모습을 나타낸 데서 '쓸쓸하다'를 뜻한다.


▶ 참고參考

삭거索居는 '색거'라고도 하지만 '삭거'가 맞다. 삭索은 소삭蕭索(홀로 사는 것)을 뜻한다. 『례기禮記』 「단궁檀弓 상上」에 이르기를 “무리를 떠나 흩어져 산다”고 했다. 침묵沈默은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고, 적료寂寥는 남들을 찾아다니지 않는 것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5년에 이미 영국 군주 중 최장수 통치자로 등극했으며 아직도 재위 중이다.

"참을성이 없다고요? 당연합니다. 나도 곧 수명이 다할 것이고, 조심하지 않으면 쓰러질 수 있습니다"

이는 영국 왕자 찰스가 2012년에 어떤 행사장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죽기 전에 왕위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는 듯했으나 요즘은 왕위계승에 대하여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현재(2021년) 만 72세이니만큼 잠잠하고 고요히 숨어 살기로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