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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 - (033) 림심리박臨深履薄 숙흥온청夙興溫凊

▶ 훈음訓音

臨 림할 림 / 深 깊을 심 / 履 밟을 리 / 薄 엷을 박
夙 이를 숙 / 興 일 흥 / 溫 따뜻할 온 / 凊 서늘할 청


▶ 풀이

깊은 곳(深)에 림하듯(臨), 얇은 곳(薄)을 밟듯이(履) 하며
일찍(夙) 일어나서(興) 겨울에는 따뜻하게(溫), 여름에는 시원하게(凊) 모신다.


▶ 자원字源

臨 : 신하 신臣(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 물건 품品(품→림)이 결합했다. 경계하여 지킨다는 데서 '임하다'를 뜻한다.
深 : 물 수氵, 점점 미罙(동굴 속으로 횃불을 들고 가는 모습)가 결합했다. 물이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는 데서 '깊다'를 뜻한다.
履 : 주검 시尸(사람), 조금걸을 척彳, 뒤져올 치夂(걸음), 배 주舟(신발 모양)이 결합했다. 사람이 신고 다니는 것이라는 데서 '밟다', '신발'을 뜻한다.
薄 : 풀 초艹, 펼 부溥(부→박)가 결합했다. 풀이 떼 지어 자란다는 데서 본래 '숲'을 뜻했다. 이후에 '얇다'라는 뜻으로 가차되면서 본래 뜻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夙 : 살바른뼈 알歹, 안석 궤几(바람 풍風의 생략형)가 결합했다. 뼈 사이로 바람이 부는 새벽부터 일한다는 데서 '이르다'를 뜻한다.
興 : 마주들 여舁(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한가지 동同이 결합했다. 함께 큰 그릇을 마주 드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일으키다'를 뜻한다.
溫 : 물 수氵, 온화할 온昷이 결합했다. 따뜻한 물이라는 데서 '따뜻하다'를 뜻한다.
凊 : 얼음 빙冫(서늘하다), 푸를 청靑(우물 주위로 푸른 초목이 자라는 모습)이 결합했다. 서늘한 초목 주변이라는 데서 '서늘하다'를 뜻한다.


▶ 참고參考

림심리박숙흥온청臨深履薄夙興溫凊은 효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절이다. 림심리박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내 몸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히 행동하라는 것이다. 소학에서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불감훼상효지시야不敢毁傷孝之始也로 표현했다.

1894년 갑오왜란으로 고종을 생포한 일제와 친일파(개화파)는 1985년 고종의 이름을 빌려 단발령을 강행했다. 이는 조선 백성들이 신체발부수지부모의 논리로 단발령 반대 투쟁을 하게 된 배경이다. 우리는 이것을 쇄국 수구꼴통들의 똥고집으로 배웠고,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이 식민지로 전락했을 때 조선에서 가장 많은 독립항쟁가들이 배출된 이유는 저수준 문화국이 고수준 문화국을 무력으로 점령했기 때문이다. 독립항쟁가 중 사대부의 비율이 높았으며, 고종은 세계 유일 피점령국의 군주로서 끝까지 독립투쟁을 전개하다 독살을 당했다.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조선의 선비 정신으로 무장한 기득권이었다. 일제가 우리 뇌리에게 심어놓은 식민사관의 핵심이 조선 기득권에 대한 폄하에 있는 이유이다.

숙흥온청은 부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잠자리를 통해 설명한 것이다. 낮에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해야 하니 집에 머무는 저녁에는 부모의 불편함이 없도록 항상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