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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 - (032) 효당갈력孝當竭力 충즉진명忠則盡命

▶ 훈음訓音

孝 효도 효 / 當 마땅 당 / 竭 다할 갈 / 力 힘 력
忠 충성 충 / 則 곧 즉, 법칙 칙 / 盡 다할 진 / 命 목숨 명


▶ 풀이

효(孝)에는 마땅히(當) 힘(力)을 다하고(竭),
충(忠)에는 곧(則) 목숨(命)을 다한다(盡).


▶ 자원字源

孝 : 늙을 로耂, 아들 자子가 결합했다. 아들이 노인을 등에 업은 것 모습을 나타낸 데서 '효도'를 뜻한다.
當 : 오히려 상尙(지붕 위로 무언가 올라가는 모습, 상→당), 밭 전田이 결합했다. 밭과 밭은 대등하다는 데서 본래 ‘대등하다’를 뜻했다. 이후 '마땅' 등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다.
竭 : 설 립立, 어찌 갈曷이 결합했다. 목이 말라 입을 크게 벌리고 선 사람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기력을 소진한 상태라는 데서 '다하다'를 뜻한다.
力 : 밭을 가는 농기구를 표현한 것이다. 농사일에는 고강도의 노동력이 필요하는 데서 ‘힘’을 뜻한다.
忠 : 가운데 중中, 마음 심心이 결합했다. 중심이 서 있는 마음이라는 데서 '충성'을 뜻한다.
則 : 조개 패貝(재산), 칼 도刀가 결합했다. 물건을 공평하게 분할했다는 데서 '법칙', '곧' 등을 뜻한다.
盡 : 그릇 명皿, 붓 율聿(솔을 들고 있는 모습)이 결합했다. 식기를 씻는 모습을 나타냈다.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는 데서 ‘다하다’를 뜻한다.
命 : 삼합 집亼, 입 구口, 병부 절卩(무릎 꿇은 모습)이 결합했다. 대궐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나타낸 데서 '명령', '목숨' 등을 뜻한다.


▶ 참고參考

효당갈력충즉진명孝當竭力忠則盡命은 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나는 스스로 태어나고 자라난 게 아니다. 부모가 낳아주고 길러준 것이다. 부모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여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해나간다. 내가 부모에게 효를, 사회에 충을 행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대에 들어서도 효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지만, 충에 목숨을 다하라는 요구는 과한 것이다. 데모크라시(민주주의의 오역誤譯) 사회에서 대통령은 백성의 아버지가 아니라 연예인보다 못한 존재이다. 백성이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경로는 오직 상업 뉴스회사가 생산하는 기사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를 진행하면 대중 음악프로그램의 인기투표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연예인은 제 나름의 연출력과 실력을 갖추고 당당하게 경쟁을 할 수 있지만 정치인들의 실력은 곧바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의 충은 목숨을 다할 것까진 없다. 내라는 세금만 잘 내면 그만한 충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