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음訓音
資 재물 자 / 父 아버지 부 / 事 일 사 / 君 임금 군
曰 가로 왈 / 嚴 엄할 엄 / 與 더불 여 / 敬 공경 경
▶ 풀이
아버지(父)를 바탕(資)으로 하여 임금(君)을 섬기니(事),
공경함(敬)과 더불어(與) 엄숙함(嚴)이라 이른다(曰).
▶ 자원字源
資 : 버금 차次(입에 침을 튀겨가며 말하는 모습), 조개 패貝(재물)가 결합했다. 재물을 앞에 두고 침을 흘리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데서 '재물'을 뜻한다.
父 :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아버지'를 뜻한다.
事 : 손에 주술 도구를 쥐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상형문자가 벼슬아치 리吏, 하여금 사使, 사기 사史, 일 사事로 분화했다. 관리(吏)가 한 일을 기록하는 모양 또는 장식달린 붓(史)을 손에 든 모양이라는 데서 '일'을 뜻한다.
君 : 다스릴 윤尹(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 입 구口가 결합했다.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데서 '임금'을 뜻한다.
曰 : 입을 벌리고 말하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말하다'를 뜻한다.
嚴 : 감히 감敢(범 꼬리를 붙잡고 있는 모습), 기슭 엄厂, 입 구口가 결합했다. 기세가 대단한 사람이 말을 내뱉는다는 데서 '엄하다'를 뜻한다. 厂은 발음요소일 뿐이다.
與 : 누군가에게 상아를 건네주는 모습을 표현한 데서 본래 의미는 '주다'였다. 이후 물건을 서로 맞잡고 있다는 데서 '더불다'를 뜻하게 됐다.
敬 : 진실로 구苟(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개의 모습), 칠 복攵이 결합했다. 진실하도록 한다는 데서 '공경'을 뜻한다.
▶ 참고參考
자부사군왈엄여경資父事君曰嚴與敬은 효孝와 충忠에 대한 구절이다. 부자상은父子相隱은 효와 충에 대한 공자와 섭공의 대화에서 나온 고사이다. 섭공은 자기 마을에서 몸가짐이 바른 자가 있는데, 그 아버지가 양을 훔치자 아들이 그것을 고발했다고 했다. 이에 공자는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숨겨주고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숨겨주는 것이 당신 마을의 도리라고 말했다.
신동준 선생은 이 고사에서 공자가 효를 충보다 높인 것이 아니라 사회의 기본 공동체인 가족마저 해체되는 풍조를 경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서 성리학자들이 부자상은을 교조적으로 해석하여 선효후충先孝後忠의 가치관을 가지게 됐다고 비판을 가했다.
효와 충을 요즘 말로 바꾸면 개인윤리와 사회윤리라고 할 수도 있다. 이 둘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야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선효후충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 조선 선비들은 효와 충을 동등하게 보면서도, 동시에 충이 효가 의제화한 가치이므로 효 없이는 충 또한 없다고 생각했다. 위 문구는 아버지에게 잘하는 사람이 임금에게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니, 조선 선비들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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