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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 - (043) 외수부훈外受傅訓 입봉모의入奉母儀

▶ 훈음訓音

外 바깥 외 / 受 받을 수 / 傅 스승 부 / 訓 가르칠 훈
入 들 입 / 奉 받들 봉 / 母 어머니 모 / 儀 거동 의


▶ 풀이

밖(外)으로는 스승(傅)의 가르침(訓)을 받고(受),
안(入)으로는 어머니(母)의 법도(儀)를 받든다(奉).


▶ 자원字源

外 : 저녁 석夕, 점 복卜(거북의 배딱지에 나타난 점괘)이 결합했다. 옛날에 점복은 아침에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저녁에 점을 치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데서 ‘바깥’을 뜻한다.
受 : 손톱 조爫, 덮을 멱冖, 또 우又가 결합했다. 손에서 손으로 물건을 주고 받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받다'를 뜻한다.
傅 : 사람 인亻, 펼 부尃가 결합했다. 사람을 위해 가르침을 펼친다는 데서 '스승'을 뜻한다.
訓 : 말씀 언言, 내 천川이 결합했다. 이치에 맞는 말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데서 ‘가르치다’를 뜻한다.
入 : 토담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들어가다'를 뜻한다.
奉 : 약초를 양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받들다'를 뜻한다.
母 :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어머니'를 뜻한다.
儀 : 사람 인人, 옳을 의義가 결합했다. 사람의 올바른 행동을 나타낸 데서 '거동', '법도' 등을 뜻한다.


▶ 참고參考

외수부훈입봉모의外受傅訓入奉母儀은 남녀유별을 다룬 구절이다. 주해천자문에서는 남자가 10살이 되면 밖으로 나가 스승에게 배우며, 여자가 10살이 되면 안에서 어머니의 법도를 배우게 된다고 했다. 남자는 남자로서의 사회성을, 여자는 여자로서의 사회성을 기르는 시기를 10살로 본 것이다. 당시는 남녀의 역할이 안살림과 바깥살림으로 명확히 분리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여기서 자리 석席은 현재 '앉을 자리'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옛날에는 '돗자리'와 같은 까는 물건을 뜻하여 현재의 자리 석蓆과 같은 글자였다. 따라서 남녀칠세부동석을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男女七歲不同'蓆'으로 써야 한다. 즉 남자와 여자가 7살이 되면 함께 재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라는 비정상적인 판결이 나오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남녀칠세부동석을 '펜스룰'과 동의어로 해석하여 蓆이 아닌 席이 힘을 얻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들만을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 페미니즘은 서구 근대적 남성관의 폭력성에서 나온 반작용적 여성관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이 창궐하게 된 데에는 남자의 책임이 절반은 된다.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는 작년 10월 9일 선출되고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새해 1월 28일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성추행 건으로 당적이 박탈됐다. 성추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이다. 정의당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여타 다른 정당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 것인데, 그 이유는 정의당이 문화맑시즘으로 정신무장한 근대지향적인 정당이기 때문이다.

근대주의적인 젠더감수성에서 벗어나 우리의 전통적 성 인식을 현대화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아래의 글은 조선시대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 알게 해준다.

"피해여성의 성력이나 신분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기녀라도 동의가 없을 경우 강간으로 처리되었으며, 피해 여성이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는 정상참작 사항이 아니었다. 또한 완력을 쓰지 않았어도 여성의 동의가 없었으면 강간으로 간주되었다. …… 우리 선조들은 성범죄가 가지는 가공할 폭력성과 야만성을 함께 문제시했다. 성범죄는 극형으로 처벌해야 한다. 이것은 일벌백계의 엄벌주의가 아니다. 성범죄가 가지는 특수한 악성에 비추어 볼 때 극형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형법을 조선시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환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김갑수 저 <진짜조선역사> 중에서